다양한 소통이 돋보이는 주택 삼대헌

Yubin Kim Yubin Kim
Sam Dae Heon, iSM Architects iSM Architects Moderne Häuser
Loading admin actions …

분당구 판교 주택단지의 어느 모던 하우스를 소개한다. 큰 유리가 퍼즐처럼 군데군데의 입면을 이루고 있는 깔끔한 집이다. 건축학과 교수와 건축가 대표 – 이들 부부는 처음으로 다른 건축주가 아닌 오로지 그들만을 위한 건축을 세상에 내놓았다. 위로는 부모님, 아래로는 두 아이를 둔 이 부부는 가족 모두가 함께 사는 집을 꿈꿨다. '삼대헌(三代軒)'이라는 집의 이름도 이로부터 비롯되었다.  

당연히 아내가 건축연구소장으로 있는 iSM건축 이 건축을 담당했다. '동시대의 새로운 리빙 유형을 제시하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문제 제기에서 시작된 이 가족의 집을 소개한다. 과거와 현재, 미래라는 기준이 삼대가 함께 어우러져 산다는 점에서 하나의 집 안에 오버랩되고 있다. 고부가 함께 살면서도 각자의 자유로움이 보장되는 집, 녹지의 푸름을 매일 접하며 생활하는 집으로, 도시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따뜻한 생활이라는 점이 인상 적이다. 

현대적인 외관

삼대가 함께 어우러진 공간인 것에 비해, 외관은 상당히 현대적이다. 언뜻 보기에는 싱글족이 여럿 모여 살 것 같이 도시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커다란 유리창이 퍼즐처럼 붙어 있기 때문일까? 

자세한 내막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외관은 가족 구성원의 배려심으로 가득 드러나게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거동이 불편하신 아버지를 위해 바깥 세상이 훤히 들여다 보이도록 마련한 전면 창으로 이루어 진 공간이며, 이를 통해 아이들도 또래와 달리 자연을 감상하는 흥미를 생활 속에서 터득해 나가기 시작했다. 

푸른 자연으로 통하는 곳

반대편에서 바라보면 앞서 말했던 푸른 공간이 비로소 드러난다. 이곳은 단지 내 마련된 녹지공원으로 바로 통하는데, 이용자가 적어 내 집 마당처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공 공간이기에 이웃들도 자유롭게 드나들며, 그만큼 이웃간의 소통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집을 짓기 전, 이 가족은 세대분리형 아파트에 거주했다. 내부 구조나 도시 환경 등 아파트가 지닌 틀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에 크게 만족스럽지만은 않은 생활이었다. 반면, 살짝 교외로 벗어나 나만의 집을 마련한 지금은 정 반대의 하루를 보내고 있다. 최근 대부분의 주택들이 공공 영역과 인접한 벽면의 창은 최소화하고, 프라이빗한 마당에만 큰 창을 내곤 한다. 삼대헌은 이러한 틀에서 완전히 반대로 벗어나 '소통'을 중심으로 내세우며 새로운 건축의 프레임을 시도했다.

입면 재료의 조화로운 궁합

외관 디자인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마치 몬드리안의 추상화처럼 직선과 색면이 건축물의 입면에서 리듬을 이루는 모습이다. 짙은 색상의 장방형 부분은 회벽돌로 이루어졌는데, 가까운 문화재인 수원화성을 둥그렇게 둘러싼 벽돌을 연상시킨다.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매개체로 이용된 건축 자재이다. 

군데군데 드러난 유리는 앞서 설명한것 과 같이 내부를 외부로, 외부를 내부로 확장하는 재료가 되어주고 있다. 이 유리에는 독특하게 커튼월(curtain wall)이라는 공법이 적용되었다. 건물의 입면을 커튼처럼 유리가 덮어준다는 의미를 지닌 커튼월 공법은 근대적인 건축양식을 대변한다. 벽돌과 유리 외에 나머지 부분을 감싼 스테인리스 스틸은 동시대성을 드러내 주는 소재로 자리매김한다. 

이로써 건축가 부부가 원했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내부와 외부의 연결이 자연스럽게 입면에 드러나게 된 것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가족이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에 집중한 결과가 건축 재료로서 드러나게 되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소통이 드러난 내부

여러 가지 기준들의 소통이 건축물을 통해 이뤄지는 것은 내부에서도 발견된다. 거실과 다이닝 룸의 모습을 먼저 소개한다. 입면을 통해 알아볼 수 있었던 '전면 창'이 효과적으로 강조된 공간으로서, 양 옆이 모두 통유리로 되어 있다. 

일반인들이 다니는 도로와 주택단지를 위한 녹지공원이 양 옆으로 모두 보인다. 이웃과의 소통, 자연과의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연결지점이 되어주는 공간이다. 삼대간의 소통을 원하고자 계획한 공간이 다방면으로의 소통으로까지 확장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 공간을 중심으로 부모님의 생활공간이 일 층에서 펼쳐진다. 

사생활의 자유로움

고부가 한 집에서 생활하는 것은 아무리 사이좋은 관계일지라도 약간의 무리가 따르곤 한다. 이에 2층은 부부 가족만을 위한 공간으로 분리했다. 내부 계단을 통해 자유롭게 부모님의 공간과 소통할 수 있으면서, 거실과 주방, 화장실이 따로 2층에 마련되어 있어 사생활도 현명하게 보장받을 수 있다. 

통로에 마련된 전면 창의 너비만큼, 테라스 너머 햇빛이 고스란히 들어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확장감이 강조되는 공간의 연속

역시 전면 창이 눈에 띄는 공간으로, 2층에 마련된 부부만의 생활 공간이다. 나무 데크가 뻗어있는 테라스가 한눈에 보인다. 나아가 집을 둘러싼 전체적인 경관도 바라볼 수 있다. 창을 이용해 계속적으로 공간마다 확장감을 불어넣어 주는 모습이다. 한정된 예산과 면적 안에서 합리적으로 시야를 확장하기 위한 부부의 노력이 돋보인다. 

삼대간의 소통이 조화를 이루는 주택을 살펴보았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두 자매'가 한 대지에 모여사는 주택도 둘러보길 추천한다.

Benötigen Sie Hilfe mit einem Projekt?
Beschreiben Sie Ihr Projekt und wir finden den richtigen Experten für Sie!

Highlights aus unserem Magaz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