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마당이 있는 다가구 주택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 놓인 이 건축물 주변은 조용하고 어둡다. 도시 안, 속길에 접해 있는 이 건물은 반듯하며 정갈한 첫인상을 지녔다. 1층은 작업실로, 나머지 2, 3층은 6가구가 거주하는 '다가구주택'으로 구성된 건축물이다. 대지면적 507㎡에 연면적 599.90㎡를 지닌 건축물로, 건축주가 바랐던 '넓은 마당'은 어떤 모습으로 반길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외벽에는 드라이 비트를 단열 공법으로 이용했고, 시스템창호(일부 PVC 이중창)로 마감하였다. 여기에 마당에 접하는 남면은 백색 알루미늄 루버를 사용했다. 정면에 서서 건축 중앙을 바라보면 알루미늄 루버가 창문에 맞춰 개폐형식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도로에 접해 있는 북면은 밝은색 치장 벽돌을 띄워 쌓기 하여 입면에 특별함을 부여하였다. 

여닫을 수 있도록 계획된 알루미늄 루버와 띄워 쌓은 치장 벽돌은 외부로부터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준다. 또한, 일사량 조절이 가능하고, 간접적 에너지절감 효과가 있다는 장점을 보인다. 벽돌 사이로 실내의 불빛이 새어 나와 외벽 디자인을 완성시킨다. 이러한 풍경은 이 건축물이 놓인 도시 속길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어 준다.

건물 용도는 계단실을 기준으로 남/동서북으로 나뉜다. 남쪽에는 이웃하는 집들로 둘러싸여 만들어진 넓은 마당이 포인트다. 건축주가 사용하는 1층 작업실과 2, 3층 복층 구조의 주택은 마당을 포함한 남향을 바라보도록 배치했다. 

반면 동서북쪽으로는 임대를 위한 나머지 5가구를 배치하였다. ‘어떻게 하면 이 장소에 더욱 특별한 집을 지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여러 차례 건축주와의 미팅을 진행한 끝에 탄생한 결과물이다.

건물의 남쪽, 사진 속 마당은 건축주가 자유롭게 사용하는 공간으로, 무엇보다 프라이버시를 중시하여 설계되었다. 이에 따라 다가구주택의 주 출입구인 북측 진입도로, 그리고 나머지 다섯 세대가 거주하는 공간에서는 이 마당의 존재를 전혀 알 수가 없도록 구성되었다. 

신비스럽게 자리 잡아 있으며, 자유롭게 만끽할 수 있는 이 넓은 마당은 도시에서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독특한 마당이다. 건축주의 오랜 꿈이 실현된 마당에 넓게 뻗은 나무 데크가 평화로워 보인다. 이웃한 집들의 경계가 만들어낸 마당은 도시 속 마당 아이디어의 좋은 사례가 된다.

쭉 뻗은 나무 데크 너머로 실내가 들여다보인다. 1층은 작업실로, 널찍한 내부 면적을 자랑한다. 이곳은 복층 구조로 구성되어 상층부는 거주 구역으로 사용된다. 큰 창을 통해 마당을 바라다볼 수 있는 건축주만의 공간이다.

다가구주택이 아닌, 단독주택의 넓은 마당은 어떤 모습일까? 주변 풍경이 자연스럽게 사생활을 보호해 주는 마당이 있는 집, 이곳을 통해 만나보자.